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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르미의 하루

구름이와 나의 첫 시작 : 운명적인 만남 이야기

 
 
 
 

 
 
 
내가 구름이를  처음 만난 것은 2020년 5월 9일 봄이 무리익어 꽃이 활짝 핀 날이었어요.
사실 만나기 2주 전 쯤 어느 회사의 알뜰 장터에 3살 강아지를 파양한다는 글을 먼저 보게되었죠.
그때는 다시는 강아지를 기르지 않으려 생각했기 때문에 그 페이지를 닫아버렸지만 
그 글이 잊혀지지 않았어요.
파양을 하는  이유가 3년이나 기르다가 이제와서 자녀의 알러지 때문이라는 것도 충격이지만 어느집 쇼파에 앉아서 
활짝 웃고있는 강아지의 모습이 오히려 애잔해 보여서 그런지 애써 외면하려는 제 머리 속에 지워지지 않았어요.
3년전에 (2017년5월12일) 기르던 반려견이 심장병으로 죽고 몸도 마음도 더이상은  기르지는 않겠다고 다짐을 했기 때문에 더이상은 기억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일주일 내내 그 글이 잊혀지지 않더라구요.
일주일이 지나고 구름이가 입양을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 글을 다시 찾아 보았는데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.
그때  내가 데려와야 겠다 운명일지도 모른다 라고 마음을 돌렸습니다.
내 첫 반려견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3년이 지나기  3일 전인 5월 9일에 만나게 된 것도 인연이라 생각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였습니다.
 
그렇게 2020년 5월 9일 구름이를 만나러 갔습니다.
처음 간 집이라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들어가 쇼파에 앉았는데 사진 속에 강아지가 달려나오더니 쇼파로  뛰어 올라와서 제가 앉은 옆자리로 와 앉고 냄새를 맡고 바로 기대어 앉더라구요,
이야기도 길게 나누지 않았습니다. 
제가 중성화 여부와 언제 구름이를 데리고 갈지 물으니 바로 데리고 가라고 하더군요.
당황스러웠고 화도나고 좀 안스러웠던 것 같아요.
그 길로 바로 구름이를 데리고 나왔습니다
원래 계획은 얼굴을  좀 더 익히고 준비를 좀 해두고 구름이를 데리고 오려 했는데 구름이를 3년이나 기른 가족이
바로 데려가라고 하니 좀 더 결심이 굳었던것 같아요.
구름이와 배변판을 내 차에 실어주고 "가서 잘 살아" 라고 하시더군요.
구름이를 3년 동안 가족으로 기르던 아빠의 마지막 말이었어요.
 
첫날은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어서 병원에 들러서 구름이의 간단한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사료를 사서 집으로 가서 
밥을 챙겨 주고 방 구석에 조용하게 집을 (전에 기르던 반려견이 쓰던) 놔 주고 그 안에 들어가게 해 주었는데 
제 침대로 올라와 제 옆에 바로 마음편히 배를 뒤집고 눕더군요. 
그게 구름이와 나의 첫걸음이었습니다.
 
<에필로그>
 
구름이와 저의 만남은 2020년 5월의 꽃이 활짝 핀날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.
처음 기른 나의 반려견 송이를 기억하며 
잘 몰라서 저지른 실수를 다시 하지 않겠다 다짐했어요  
이제는 우리가 함께 먹고  마시고 산책하고 함께 생활하며 살아가는 모든 날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.
그리고 우리의  소중한 하루하루를 
이  블로그에 하나하나 정성껏 기록해 두려 합니다.